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로템이 방한한 이반 아누쉬치(Ivan Anušić)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만나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첫 국방장관 회담과 맞물려 현대로템이 양국 방산 교류 확대와 협력 심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 유럽 방산 시장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크로아티아 국방부에 따르면 아누쉬치 장관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제 14회 서울안보대화(SDD) 기간 중 방종관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 자문, 김승언 현대로템 유라시아영업팀장과 회동했다. 양측은 현대로템 소개한 방위 분야 주요 프로젝트와 기술적 해법을 바탕으로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방산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K2 전차의 크로아티아군 현대화 사업 적용 가능성 △차륜형 장갑차 및 전술차량 공동개발 △무인화·자동화 기술 협력 △드론·무인기 기반의 감시정찰 및 공격체계 도입 △현지 조립·생산을 통한 산업 협력 모델 △군수지원·훈련 프로그램 패키지 제공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안보대화와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드론·무인기 등 미래 방산 분야 협력이 별도로 강조된 점을 고려했을 때 무인체계 연계 논의가 비중 있게 다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만남은 크로아티아의 국방비 증액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크로아티아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에 맞춘 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무기체계와 기술 협력이 유럽·NATO 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대로템을 포함한 국내 방산업계는 이를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정부 차원의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논의와 연계해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모색할 전망이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아누쉬치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최초로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고위급 교류 확대, 군사 교육·훈련 교류, 방산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측은 국방협력 MO 체결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 드론·무인기 등 미래 방산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