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미투자 확대 앞두고 美법인 몸집 불리기 나서

美법인 유동성 공급 확대…신규 지점 개설
대미 투자 확대 전망에 금융 지원 확대 채비

 

[더구루=홍성환 기자] 시중은행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법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6월 말 기준 미국 법인인 아메리카신한은행에 1130억원의 신용공여액을 제공했다. 연초 10억원과 비교하면 100배 넘게 확대된 셈이다. 모회사가 지급보증 형태로 신용공여를 제공하면, 현지 자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또 올해 3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부과했던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이행과 관련한 '동의명령(Consent Order)'이 해제됨에 따라 5000만 달러(약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영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FDIC는 2017년과 2022년 아메리카신한은행의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동의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동의명령 기간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자본확충과 배당, 신규 사업 진출, 경영진 구성 등 주요 사안에 대해 FDIC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하나은행은 미국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액을 연초 660억원에서 6월 말 1150억원으로 약 두 배 늘렸다. 지난달에는 로스엔젤레스 지점을 열며, 2003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신규 채널을 개설했다. 하나은행 미국 법인은 현지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약정으로 지점 개설이 제한됐으나, 지난 5월 약정 해제로 사업 확장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텍사스주 오스틴에 한인 은행 최초로 지점을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오스틴 지점은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아주 덜루스에 이어 우리은행이 확보한 미국 남부 지역의 세 번째 거점이다. 미국 남부는 삼성전자, 현대차,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지역으로, 기업금융 수요가 높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별도 미국 법인은 없지만, 뉴욕지점을 중심으로 미국 내 CIB(기업투자) 사업과 한국계 기업 대상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같은 미국 확장세는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 우리 정부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3500만 달러(약 490조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를 위해 약속했던 보증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면 은행도 구체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미국 투자에 나선 기업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