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 경영진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원(ONE)LG' 비전 전파에 나섰다. 조주완 사장에 이어 김재승 아시아지역 대표(전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냉각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포괄하는 통합 패키지의 강점을 홍보했다. 미래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을 키우며 글로벌 수주 확대를 위해 똘똘 뭉쳤다.
김 전무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데이터센터를 위한 새로운 청사진 : 통합된 미래를 위한 LG의 비전(A New Blueprint for Data Centres: LG's Vision for an Integrated Future)'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올렸다.
김 전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12%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러한 변화의 진원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상당한 운영 복잡성이 수반된다"며 "전력과 냉각, 보안 및 인프라를 위해 다양한 공급사와 기술을 통합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질적인 공급사와 시스템은 운영의 복잡성을 키우며 에너지 효율 향상과 지속가능성 달성을 방해하는 요소다. 김 전무는 "우리가 '원LG'를 개발한 이유"라며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LG는 냉각, 전력, 에너지저장, 제어를 통합한 자체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원LG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통합 패키지다. 액체 냉각 솔루션과 폐열 회수 시스템, ESS, 무정전 전원장치(UPS),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예측·제어 기술, 대형 디스플레이·모니터링 시스템을 포함한 관제 솔루션 등을 포괄한다. 김 전무는 "(원LG는) 단지 개별 제품을 묶어놓은 것이 아니며 '예측→냉각→저장→분배'에 이르는 전체적이고 지능적인 생태계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탄소 절감과 효율성, 비용 절약의 강점을 나열하며 AI 데이터센터 테스트 시설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원LG의 비전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조 사장도 링크드인에서 '원LG' 비전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시공·운영 솔루션 등 LG 계열사의 강점을 결합해 전 세계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와 북미, 중동 지역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당사의 냉각 솔루션은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될 예정"이라며 "사우디에서는 셰이커그룹, 데이터볼트와의 계약을 통해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개인 소통 창구까지 활용해 '원LG' 비전을 천명하는 경영진의 행보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사업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있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AI 데이터센터용 칠러를 수주했으며, 세계 최대 AI서버 서버 제조사인 엔비디아에 냉각수분배장치(CDU)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네옴시티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 납품도 검토 중이다. 수주를 늘려 현재 연 10조원 수준인 냉난방공조(HVAC)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로 키운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