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이 한국에서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기 앞서 미국 상무부 대표단(이하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 국내 조선소를 면밀하게 살핀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단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를 연이어 방문하고 선박 건조 능력과 유지보수 협력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닻이 본격적으로 올려지며 양국 조선업 동맹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렉스 크루츠 미국 상무부 부차관보는 13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서 "한국에서 3일간 출장을 마쳤으며 파트너와 대규모 선박 건조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크루츠 부차관보는 지난 1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이상봉 특수선설계부문장(상무)과 접견했다.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조선 기술을 확인했다. 이튿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미국 사업 담당 실무진들과 만나 가상현실(VR)·확장현실(XR)을 활용한 디지털 조선소 구현을 체혐했다. 이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김대영 정책협력담당(전무)과 회동하고 HJ중공업도 찾아 미국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크루츠 부차관보는 "놀라운 조선소를 방문하는 영광과 즐거움을 누렸다"며 "해양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의 계획에 대해 추가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업계에서는 한미 조선 협력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날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광범위한 조선 협력을 선언했다. 공동 설명서를 통해 조선 분야 실무협의체(working group)를 꾸리고 유지·보수·정비(MRO), 인력 양성,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등을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업선박과 군함 수를 빠르게 늘리고 조선업 재건에 동행한다는 포부다.
양국은 마스가 사업에 약 1500억 달러(약 21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들의 주도 하에 미국 내 노후 조선소를 현대화하고,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투자, 자율운항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중심으로 마스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미국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는 작년 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으며 시설 현대화를 위해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미국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와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를,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dison Chouest Offshore)와 상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도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MRO, 조선소 현대화, 선박 공동 건조에 협업한다.
HJ중공업은 MRO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해군 해상체계사령부 관계자들이 영도조선소에서 현장 실사를 진행했으며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