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해커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향 보병전투차량(IFV) '레드백'에 대한 기밀 자료를 해킹했다. 레드백의 부품과 설계도 등 주요 정보를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했다. 호주의 안보와 밀접한 군사 자료들이 지속 유출되면서 현지 정부에서도 해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한층 강화된 방어 시스템을 갖춰 민감한 정보들에 대한 데이터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사이버 투판(Cyber Toufan)과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에서 이스라엘 방산 기업인 마야 테크놀로지스의 기밀 데이터가 공개됐다.
사이버 투판은 약 1년 6개월 전부터 마야 테크놀로지스의 데이터 탈취를 시도했다. 마야 테크놀로지스의 협력사인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와 아이언돔 개발사인 이스라엘 라파엘에도 접근했다. 해킹 범위를 넓혀가며 17개 이상 방산 기관·기업을 표적으로 삼았고 기술 문서와 통화, 비디오 녹화 내역 등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사이버 투판의 해킹 데이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HDA)에서 생산할 레드백 관련 정보도 포함됐다. 레드백과 주요 부품 이미지, 설계도, 조종석 시뮬레이터 등 민감한 정보들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백 외에 아이온돔과 방공 미사일 다비드 슬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인 애로우 미사일 시스템 관련 데이터도 공개됐다. 사이버 투판은 지난 7일까지 마야 테크놀로지스의 주요 회의 영상 112개를 공유하며 추가 데이터 방출을 예고했다.
호주 안보와 직결될 수 있는 방산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며 현지 정부는 해커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호주는 지난 2017년 F-35 전투기와 콜린스급 잠수함 사업에 대한 데이터 탈취로 곤혹을 치렀다. 군함 건조를 전문으로 하는 조선·방산 기업인 오스탈 또한 이듬해 해커들의 공격 타깃이 됐다. 호주신호정보국(ASD)은 '2025 사이버 위협 보고서'에서 국방 데이터가 해커들에 매력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레드백은 지난 2023년 7월 호주 정부의 육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LAND) 400 페이즈3(Phase3)'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됐다. 이후 HDA는 호주 국방부와 레드백 129대 등을 공급하는 3조1649억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2028년까지 순차 공급할 예정으로,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위치 H-ACE(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e) 공장에서 생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