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투자관리청과 '라인(LINE) 프로젝트'의 지분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석화 제품 수입 의존도가 큰 인도네시아는 안정적으로 기초 유분을 확보하기 위해 라인 프로젝트 지분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지분 인수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제안,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부 펀드, 2.5조 규모 '라인(LINE) 프로젝트' 지분 인수 추진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BPI 다난타라(BPI Danantara)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 매각을 놓고 협의 중이다. BPI 다난타라는 지난 2월 출범된 인니 국부펀드로, 국가 전략적 투자와 국유 자산 관리를 통해 경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로산 로에슬라니(Rosan Roeslani) BPI 다난타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대통령궁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BPI 다난타라가 롯데케미칼과 칠레곤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지분 25~30%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지분 인수 규모와 자금 조달 구조, 협상 시작 시점은 검토중"이라고 보고했다.
BPI 다난타라는 인수 규모가 큰 만큼 실사를 진행해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인수 적정가를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분 인수는 인니 국영기업부(BUMN)가 아닌 직접 투자를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지에서 예상하는 지분 인수 규모는 약 2조~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신동빈 회장, 인니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
인니의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 배경은 롯데케미칼이 먼저 35% 지분 인수를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인도네시아측에 라인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시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며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가 롯데케미칼의 라인 프로젝트 지분을 확보하려는 건 자국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다. '메이킹 인도네시아 4.0'을 통해 석유화학 산업을 5대 핵심 산업으로 삼은 인니는 라인 프로젝트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 미국산 가스 원료 수입…인니-미국 관세 '협상 카드'
석화산업 육성화를 위해 미국 관세 협상에 따라 150억 달러(약 20조8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도 구입하기로 했다. 인니는 석유화학 수요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는 인니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핵심 협상 카드로 부각되는 대목이다.
롯데케미칼의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찔레곤 지역 약 99만여㎡ 부지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39억5000만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로,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조달·시공(EPC)에 참여했다. 2022년 4월 착공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인 올해 5월 설비 공사를 완료했다.
LCI에는 연간 총 에틸렌 100만톤(t), 프로필렌(PL) 52만t, 벤젠·톨루엔·자일렌(BTX) 40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부타디엔(BD) 14만t 등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됐다. 지난달 15일부터 상업운영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