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자동차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이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태국에서 긴급 리콜에 들어갔다. 이번 리콜은 단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닌 배터리 모듈 자체를 교체해야 하는 중대 사안으로, 볼보차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 웰스(Chris Wells) 볼보차 태국·말레이시아 지사장은 전날인 25일 방콕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EX30의 리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웰스 지사장은 "스웨덴 본사에서 특정 생산분의 EX30 배터리 과열 문제를 발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약 4만대가 리콜 대상으로, 태국에서는 약 1686대의 고전압 배터리 모듈을 무상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보차 측은 지난 1월 부품 수급 전까지 화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주들에게 충전율을 7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고전압 배터리 팩의 과열 위험이다. 주행이나 충전 중 배터리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져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문제가 된 배터리는 볼보차의 모기업인 중국 지리(Geely)자동차가 지원하는 합작사 '산동 지리 선와다(Sunwoda) 파워 배터리' 제품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리콜 규모는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와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 총 4만323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콜에 따른 부품 비용만 최소 1억9500만달러(약 2785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며, 물류비와 공임을 합산할 경우 실제 손실액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이번 리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인도된 EX30 전량이 리콜 대상인 선와다 NMC 배터리 사양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 소식을 공유하는 등 차주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볼보차코리아는 국내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내 판매된 EX30 중 일부 차량에서 배터리 과열 가능성이 확인돼 사전 안내를 드린다"며 "리콜 관련 세부 공지는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볼보차코리아는 구체적인 리콜 실시 시기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30의 결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볼보차는 지난 2024년 소프트웨어 오류로 전 세계 7만2000대를 리콜한 바 있다. 당시에는 무선 업데이트(OTA)로 해결 가능했으나, 이번 배터리 하드웨어 결함은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볼보차코리아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정면돌파에 나선다. 오는 3월 1일부터 EX30의 판매 가격을 최대 761만원 인하, 엔트리 트림인 '코어'를 3991만원에 선보인다. 프리미엄 전기차의 문턱을 3000만원대까지 낮춰 리콜 악재를 가격 경쟁력으로 상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볼보차코리아는 올해 도어 잠금장치 및 긴급제동장치 관련 결함으로 S90과 XC90 등 주요 차종 5만5000여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