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유럽연합(EU)이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전략이 담긴 '산업 가속화법(IAA·Industrial Accelerator Act)'을 추진한다. 유럽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전망이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IAA 제정안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EU 원산지 요건을 도입해 역내 생산과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한다. 공공 조달, 정부 경매, 공공 지원에서 전략 제품을 대상으로 핵심 부품의 일정 비율이 EU 또는 유럽경제지역(EEA) 내에서 제조·생산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는다. 핵심 전략 분야는 배터리와 태양광·풍력, 수소, 원자력 발전, 전기차 등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산업을 지원한 것과 유사하게 유럽도 보호주의에 입각해 역내 산업을 보호하려는 조처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산 저가 수입품에 맞서 유럽 산업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추진된다.
구체적인 원산지 요건은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며 EU와의 일부 제3국에 대한 예외 적용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야심차고, 효과적이며 실용적인 산업 정책 없이는 유럽 경제가 단순히 경쟁자를 위한 놀이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 미국에는 '바이 아메리카'가 있고, 대부분 다른 경제 강국도 자국의 전략적 자산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유사한 제도를 두고 있다면 우리는 왜 안되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럽 교통·환경 캠페인 단체인 T&E는 "유럽 내 생산 확대를 통해 EU산 배터리와 중국산 배터리 간 가격 격차를 현재 90%에서 30%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EU는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을 통해 배터리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은 공급망이 무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내 배터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노스볼트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유일한 정책은 현지 부품 의무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산 제품 의무화 규정에 드는 비용은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스볼트는 2016년 10월 테슬라 임원 출신 피터 칼슨이 유럽에 세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다. 2019년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골드만삭스·블랙록 등의 재정 지원을 받으며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아시아 기업과의 가격 경쟁이라는 이중고로 결국 파산했다.
끝으로 T&E는 "메이드 인 유럽 전략에 전기차 소유주뿐만 아니라 법인 차량 지원 제도에 참여하는 고용주와 직원을 위한 전기차 세금 환급도 명시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