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이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Oera)'의 중국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폐점했다. 진출 5개월 만에 내린 결정이다. 탄탄한 면세점 중국인 매출을 기반으로 진출했지만, 중국 시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로컬 브랜드도 약진하면서 한국 뷰티 브랜드의 입지는 점차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 입점한 '오에라' 플래그십 스토어가 폐점했다. 철수 시점 기준 해당 플래그십 스토어의 팔로워 수는 115명에 불과했으며, 다수 주력 제품 판매량은 '0'을 기록했다.
한섬의 오에라 중국 시장 전략은 1000~2000위안(약 21~42만 원)대의 고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상반기 오에라의 중국인 대상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하며 급성장했다. 20만 원부터 100만 원이 넘는 제품까지 프리미엄 가격대 제품군이 주력했다.
그러나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한국 면세점에서 오에라의 인기 이유는 여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긴 결과로 현지 시장 환경은 더욱 치열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시장에서 국내 뷰티 브랜드의 고전은 오에라뿐만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가 20여 년의 중국 사업을 정리하고,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K-뷰티 간판 브랜드들도 사업을 축소하거나 판매 채널을 철수하는 추세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아이브랜디(iBrandi) 조사 결과 2022년 이후 약 30개의 외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이는 현지에서 시들해진 한류 분위기와 로컬 뷰티 브랜드들의 급부상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24년 중국의 화장품 수입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반면 로컬 뷰티 브랜드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선 55.7%에 달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 전체 규모도 2024년 2.8% 감소하면서 2020년대 들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 단순히 '한국산'이라는 프리미엄이 통하지 않는 레드오션이 됐다"며 "차별화된 성분이나 독보적인 브랜드 스토리가 없다면 대기업 브랜드라도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유행과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제품 선택 시 성분 리스트를 꼼꼼히 읽으며 제품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한다"면서 "실질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브랜드가 경쟁력을 얻는 추세며 고품질 원료와 제형, 검증 가능한 효능이 경쟁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