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 규모의 덴마크 호위함 입찰에 참여한다. 가격 경쟁력과 납기 준수를 강점으로 내세워 유럽 5개국과의 경쟁에서 승부수를 본다. 덴마크의 현지화 요구에 대응해 현지 조선소와 건조 협력도 검토한다.
29일 덴마크 공영방송 DR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덴마크 호위함 건조 입찰에 참여한다. 프랑스 나발그룹, 영국 밥콕, 독일 NVL, 스페인 나반티아, 덴마크 컨소시엄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덴마크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덴마크 총선 이후 연정 구성과 후속 국방부 인사가 마무리되면 입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연내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HD현대중공업은 6000톤(t)급 수출형 호위함 'HDF-6000'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락 HD현대중공업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현지 매체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과 신속한 인도를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럽 경쟁사보다 20~3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덴마크는 3척 가격으로 4척을 확보할 수 있다"며 "첫 번째 함정 인도도 계약 체결 후 3년 6개월 안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지난 6년간 함정 인도 일정이 단 한 건도 차질을 빚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히려 여러 척을 예정보다 앞당겨 인도했다며, 유럽 조선소가 1척을 공급할 시점에 HD현대중공업은 4척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빠른 인도는 덴마크 정부에 매력적인 제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무력 병합을 시도하면서 안보 위협은 커지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해 2월 기자회견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바로 속도"라며 "현실적으로 우리는 뒤처져있다"고 말했다. 트로엘스 룬드 포울센 국방부 장관도 "덴마크 재무장의 원동력은 속도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 시기가 이번 입찰의 결정적 평가 요소는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1년 취역한 이베르 휘펠트급 호위함 3척을 운용 중이어서 당장 전력 공백이 큰 노르웨이·스웨덴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유럽산 무기체계를 선호하려는 기조 역시 변수로 꼽힌다. 덴마크는 현지에서 함정 건조를 상당 부분 진행하길 희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유럽산 무기 탑재부터 현지 생산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이미 여러 덴마크 조선소를 방문해 그들의 역량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함정은 한국에서 건조하지만 동시에 기술 이전을 추진해 후속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며 "다만 현지 건조 시 가격이 30~50%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고려해 유럽 방산 기업이 선정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정치적 선호와 실제 구매 결정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상무는 "납세자와 당국은 예산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납기일 내에 최적의 가격으로 최상의 솔루션을 얻을 권리가 있으며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럽은 정부 차원에서 수주전을 지원하며 경쟁을 가열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국방부 고위 인사가 탑승한 호위함을 코펜하겐 랑겔리니항으로 파견했다. 영국 역시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직접 사업을 챙기는 분위기다.
김 상무는 "한국 정부도 방산 기업 지원에 매우 적극적이다"라며 "폴란드에 방산 수출을 진행하는 동안 정부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역할을 했으며 덴마크와의 거래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