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PTA공장 셧다운…"코로나에 수요 감소"

코로나19로 수요 둔화·중국발 신증설 영향

 

[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이 파키스탄 고순도테라프탈산(PTA) 공장을 잠정 폐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하락한 가운데 중국발 증설까지 겹쳐 업황이 둔화돼서다. 시황 침체로 급기야 공장 문을 닫으며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의 신남방 진출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파키스탄법인(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장 셧다운을 발표했다. 회사는 성명서에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폐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력 제품인 PTA 시황이 꺾이면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PTA는 원유 정제를 통해 얻어지는 파라자일렌(PX)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중간 재료다.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와 페트병(PET), 필름 등의 주요 원료로 쓰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폴리에스터 기업들은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이 지연되며 중국 PTA 재고는 증가하는 추세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거꾸로 늘고 있다. 중국은 작년부터 대규모 PTA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화섬신식망에 따르면 작년 4분기부터 올해까지 총 1880만t의 공장이 새로 가동된다. 작년 6월 1일 기준 중국의 PTA 생산능력은 연산 4678만t에 달했다. 이와 함께 인도와 미국에서 250만t 규모의 2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PTA는 과거 대표적인 공급과잉 제품으로 꼽혔다. 중국은 2012년부터 대규모 증설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PTA 가격은 하락했다. 2013년까지 1000달러(약 122만원) 이상이던 PTA는 2015년 600달러(약 7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급기야 국내 기업들이 2017년 PTA 생산량을 622만t에서 472만t으로 감축했다. 이듬해 가격이 800달러(약 98만원)를 넘으며 시황이 개선되는 듯했으나 코로나19와 중국의 증설로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PTA 불황으로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파키스탄 생산 거점을 통한 신남방 공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파키스탄에 진출했다. 148억원을 들여 파키스탄PTA 지분 70.1%를 인수하고 시설 투자에 나섰다. 당시 인수에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작년 3월 국내 대기업 주요 경영자 가운데 유일하게 '파키스탄 국경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네트워크를 다지며 현지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은 지난해 매출 4703억원, 영업이익 57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5206억원)은 500억원, 영업이익(625억원) 50억원가량 감소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에 따른 인접 국가 락다운(Lockdown)으로 재고율을 조정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며 "향후 사태가 진정되면 조속히 공장을 가동해 영업 및 고객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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