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혁신 밀어붙인 인물" 베트남도 이건희 삶 조명

VN이코노미·뚜오이째 등 베트남 유력지 잇단 보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애니콜 화형식 등 주목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의 스마트폰, 가전 등 핵심 사업장이 있는 베트남에서 주요 언론들이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VN이코노미는 지난 25일 "이건희는 어떻게 삼성을 거대 제국으로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회장의 업적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매체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경영권을 이어받을 당시 서양에서 삼성은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저가 TV, 신뢰할 수 없는 전자레인지 제조사로 여겨졌다"며 "이 회장은 삼성이 새로운 기술을 향하도록 끊임없이 밀어붙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VN이코노미는 이 회장의 혁신을 보여주는 사례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언급했다. VN이코노미는 "수일 동안 삼성 임원들에게 강의하며 일과 사고방식을 전환하도록 촉구했다"며 "양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대신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해외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도록 요구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1995년 구미 사업장에서 휴대폰과 팩시밀리 등을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 또한 소개하며 이 회장의 리더십을 '변화를 지속하고 안일함에 저항하는 스타일'로 정의했다. VN이코노미는 "1990년대 초 삼성은 일본과 미국의 경쟁 회사를 제치고 반도체 산업의 거물이 됐고 이어 2000년대 중저가 휴대폰 시장을 정복했다"며 "이 회장의 비즈니스 통찰력은 그를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 국영신문 뚜오이째(Tuoi Tre), 라오동(Lao Dong) 등 유력지들도 이 회장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VN익스프레스는 "삼성을 미지의 회사에서 거인으로 바꾼 인물"이라며 "이 회장을 존경하든 비판하든 많은 사람들은 그가 삼성에 남긴 엄청난 유산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뚜오이째는 삼성 본사에 중국 제품을 전시하고 휴대폰을 임직원들 앞에서 전량 폐기한 사건을 들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분석했다.

 

라오동도 "이 회장이 이끈 30년 동안 삼성은 글로벌 브랜드이자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TV, 칩 제조사게 됐다"며 "한국에서 가장 큰 가족 경영 기업이며 한국 경제를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00년대 청산한 삼성자동차,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철수한 영화 사업은 이 회장의 실패한 사업으로 꼽혔다. 경영권 승계와 정경유착 등도 이 회장 시대의 그늘로 지적됐다. VN익스프레스는 "이 회장과 이 회장이 건설한 제국은 불분명한 경제적 영향력, 의심스러운 부의 이전 등으로 주주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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