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중국 하이난 면세점이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글로벌 면세 시장 1·2위를 기록한 듀프리(Dufry)와 롯데면세점의 순위 하락이 예고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는 중국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 시행으로 면세점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CDFG는 올해 상반기 193억1000만 위안(약 3조2600억원·29억5425만 달러 )의 매출액을 기록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이후 상승세이 더욱 속도를 붙고 있다. 하이커우 세관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하이난의 시내 면세점 산야와 하이커우, 보아오 등 4개 면세점 매출은 120억 위안(약 2조290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214% 수직 상승한 수치다. 방문 고객은 178만명이며, 판매 품목은 1287만개에 달한다.
CDFG의 성장 배경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1년 4월 하이난 면세정책을 적극 개방해온 결과 개방 10년째를 맞는 올해 면세 특수 대박을 누리게 됐다. <본보 2020년 10월 24일 참고 하이난, 아시아 면세점 블랙홀…'요우커 모시기' 옛말>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1일 이후 하이난을 방문하는 쇼핑객에 대한 1인당 면세 수당을 기존 3만 위안(약 515만원)에서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인상하고, 단일 구매 한도를 폐지했다. 또 면세품 유형도 18개에서 45개로 증가시켰다.
찰스 첸 CDFG 회장은 "중국의 여행 소매시장 호황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내 브랜드와 한정판 제품을 더 많이 선보여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더욱 만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따른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 CDFG는 향후 몇 년 안에 하이난의 수도 하이커우에 새로운 면세 쇼핑몰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CDFG가 글로벌 면세 시장 1·2위인 듀프리와 롯데면세점를 제치고 당분간 '원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나 2014년 이후 6년간 줄곧 세계 1위를 기록하던 듀프리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17억34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2위를 기록한 롯데면세점의 경우 12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난 면세 정책은 요우커 소비를 중국 내로 유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과 해외쇼핑의 어려움이 하이난 매출 성장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상반기 글로벌 순위에서 듀프리와 롯데면세점은 각각 순위가 1~2 하락했다"며 "글로벌 시장은 당분간 CDFG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덫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