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파운드리 강자인 대만 TSMC와 애플의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폰12에 이어 13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5나노미터(nm·이하 나노) 공정에서 만들며 내년 TSMC의 5나노 공정 생산량 중 애플 비중이 80%에 달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애플의 차기 AP A15 바이오닉을 5나노 공정에서 양산한다. 올해 아이폰12에 장착된 A14 바이오닉과 애플이 지난달 선보인 PC용 중앙처리장치(CPU) M1칩도 같은 공정에서 만들어졌다.
애플이 주문량을 늘리며 내년 TSMC의 5나노 공정 생산량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물량은 8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남은 20%는 미국 퀄컴과 중국 미디어텍 등의 수요로 채워진다,
TSMC는 2015년부터 아이폰 AP를 단독으로 생산해왔다. 아이폰14에 탑재가 예상되는 A16 바이오닉을 4나노 또는 3나노 공정에서 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로 협력 분야를 넓혔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애플카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칩을 설계하고 TSMC가 생산을 담당하기로 했다. 애플카는 2023~2025년 출시된다.
애플의 수요 증가로 TSMC는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TSMC는 지난달 1248억7000만 대만달러(약 4조9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9월 이후 두 번재로 높은 월 매출을 올렸다. 올해 1~11월 누적 매출은 1조2218억9000만 대만달러(약 47조9900억원)로 전년보다 26.4% 뛰었다. 향후 애플과의 협력이 강화되며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애플 수요에 대응해 초미세 공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2분기부터 5나노 플러스 공정 기술을 파운드리에 적용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5나노 플러스에서는 기존 5나노보다 속도 5%, 전력효율 10%를 높인 제품 양산이 가능하다.
TSMC는 내년부터 4나노 시험라인 가동을 시작하고 이듬해 3나노 반도체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4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약 20조원 쏟아 대만 신주 인근에 있는 신주과학원구에 2나노 연구개발(R&D) 센터와 공장을 구축한다. 현재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