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하나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호찌민시 홍수 방지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이 사업을 맡은 베트남 쭝남그룹과 발주처인 호찌민시가 공사 연장에 따른 계약 조건 수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공사가 멈춘 데 따른 것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쭝남그룹과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홍수 방지 사업 공사가 지연되면서 계약서 갱신을 논의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매년 장마철마다 반복되는 홍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사이공강을 따라 6개 대형 수문을 건설하는 공사다. 총사업비 규모는 10조동(약 4760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93%다. 하지만 완공을 앞두고 중단된 상태다. 호찌민시와 쭝남그룹은 공사 지연으로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사업비 등 세부 사항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기존 계약은 지난 6월 26일 만료됐다. 양측은 일부 내용에는 동의했지만, 아직 최종 서명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쭝남그룹은 사업권 반납까지 거론했다.
이와 관련., 호찌민시 집행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사업 이행 과정에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하고 업무 수행에 있어 개인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BIDV에 이 사업에 대한 대출을 정지시켰다. BIDV는 지금까지 이 사업에 7조940동(약 3330억원)을 지출했다. BIDV는 베트남 자산규모 기준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BIDV의 지분 15%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 사업이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쭝남그룹은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지난 2018년 이 사업을 전면 연기한 바 있다. 이에 완공 시기가 처음 계획보다 2년 이상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