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위주로 확산 중인 직원 보상체계 산정과 임금 인상 이슈가 백화점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다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을 대상으로 오너 연봉과 직원 평균 연봉 수준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구루=길소연 기자] 지난해 백화점 3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받았다. 작년 1~3월 1분기 '코로나19'발 외출 자제, 확진자 잇단 매장 방문 등으로 전반적인 오프라인 유통가 매출 폭락 속 백화점업계도 직격타를 입은 것.
실적 악화로 백화점마다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직원 감소, 휴직 등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의 급여는 늘어나고 상여금만 소폭 줄이는 등 배불리기에 바빴다는 지적이다.
◇ 현대百 정지선 회장 연봉 '최고'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백화점 3사 총수들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급여 28억6400만원과 상여 6억6200만원 등 총 35억27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2019년과 비교해선 소폭 줄었다. 급여는 동일하나 상여가 감소한 탓이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3년간 연봉 35억원대를 유지하며 백화점 '연봉킹' 자리를 고수했다. 그는 2018년 35억5800만원을 받았고, 2019년에는 35억45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작년에 35억2700만원을 수령했다.
특히 정 회장의 보수가 높은 만큼 직원들과의 연봉 차이도 상당했다. 현대백화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6000만원으로 정 회장이 이보다 34억670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이들 임금 차이는 5778%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도 급여 10억9100만원에 상여 4억15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을 포함해 백화점에서 총 15억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현대백화점 이사회는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매출활성화 정책과 지속적인 효율경영을 통해 매출액 2조27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달성했다"며 "회사의 장기 비전 수립과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경영전략 수립 및 사회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해 상여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 신세계 '오너 家' 연봉 큰 폭 상승…직원 '제자리'
정 회장 못지 않게 30억원 가까운 보수를 받은 오너는 또 있다. 바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지난해 급여 17억9400만원, 상여로 11억6600만원 등 총 29억6000만원을 수령했다. 정 총괄사장도 연봉은 2019년보다 1억5400만원 감소했다. 급여는 1억2500만원 올랐지만, 상여금이 줄어 연봉도 줄었다.
눈에 띄는 건 3년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의 보수가 상승했다는 것, 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신세계에서 12억6100만원을 받았다. 급여 7억7000만원에 상여 4억91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들은 작년 실적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2019년 보다 더 많은 보수를 가져갔다. 특히 직원들 평균 연봉은 2년째 제자리인 점과 비교하면 오너 일가의 연봉 상승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최고경영진의 연봉은 3사 중 최저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급여 8억8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060만원을 더해 총 8억9400만원을 수령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쇼핑에서 13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