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됐다. 지난해 농심은 영업이익이 10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쐈다. 농심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와 비교해실적이 수직 상승했으나 임원 보수의 인상률은 가장 낮았다.
식품업계 전문경영인 중 '연봉킹'은 강신호 CJ제일제당 총괄부사장이었다. 작년부터 CJ제일제당을 이끌며 전임 대표이사인 신현재 사장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받았다.
◇농심 임원 보수 인상률 '3사 유일' 한 자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임원 평균 보수는 2억6668만원이다. 전년(2억4661만원)보다 8.1% 뛰었다.
CJ제일제당은 같은 기간 3억45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33.3% 증가했다. 오뚜기는 1억7500만원에서 2억1300만원으로 21.7% 상승했다. 액수만 보면 오뚜기가 가장 적지만 인상 폭은 농심이 낮았다. 3사 중에 유일하게 한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임원 연봉의 인상 규모는 실적과 무관했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398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12.6%, 103.4% 수직 상승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흥행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상승한 CJ제일제당(51.6%), 오뚜기(33.8%)와 비교할 때 활약상이 두드러졌지만 임원 임금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농심은 "일반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원들의 연봉 인상률을 매년 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농심 직원들의 보수 인상률은 8.2%였다.
◇CJ 부사장, 연봉 인상폭 사장보다 높아
신현재 CJ제일제당 사장은 지난해 23억8100만원을 수령해 식품 업계에서 전문경영인 가운데 연봉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인상 폭으로는 강신호 총괄부사장(178.8%)을 이기지 못했다. 신 사장의 인상률은 115%에 그쳤다.
지난 2019년 말 임원 인사가 결정적이었다. 강 총괄부사장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중심으로 K푸드의 글로벌화 공로를 인정받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전임 대표이사였던 신 사장은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인사는 지난해 상여금 차이로 이어졌다. 강 총괄부사장은 2019년 상여금이 5600만원으로 신 사장(8100만원)보다 적었지만 이듬해에는 역전됐다. 강 총괄부사장이 14억900만원, 신 사장이 13억2200만원을 받았다.
오너가에서는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타사의 연봉과 인상률을 압도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보수가 102억21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87.4% 폭등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 10억200만원, 함영준 오뚜기 회장 7억9200만원과 대조적이다. 신 부회장과 함 회장은 보수 인상 폭은 각각 5.7%에 4.9%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