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빅데이터 전문 회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이하 팔란티어)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으로 상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맺어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스팩 합병 8건에 상장지분사모펀드(PIPE)로 참여했다. 투자액은 1억 달러(약 1130억원)가 넘는다.
구체적으로 △독일 에어택시 개발 스타트업 리리움 4100만 달러(약 460억원) △미국 산업용 로봇 전문 업체 사코스 로보틱스에 2100만 달러(약 230억원) △태반을 활용해 치료제를 연구하는 미국 생명공학 회사 셀룰래리티에 2000만 달러(약 220억원) △스위스 글로벌 신약기술 지주업체 로이반트사이언스에 3000만 달러(약 340억원)를 투입했다.
영국 원격의료 스타트업 바빌론 헬스·커넥티드카 데이터 업체 위조, 미국 디지털 치료제 분야 선두 업체 피어 테라퓨틱스·온라인 소매업체 박스드도 투자 명단에 포함됐다. 쉬얌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에서 "팔란티어는 3월 말까지 현금 24억 달러(약 2조7100억원)의 10% 미만을 쏟았다"고 밝혔다.
팔란티어는 투자 기업들과 다년간의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PIPE 참여와 소프트웨어 판매를 맞거래 하는 방식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팔란티어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크게 두 가지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테러와 돈세탁, 마약 거래 등 범죄를 포착하는 '팔란티어 고담'과 금융사기 피해 방지, 내부 비리 감지, 제품 생산 관리 분석 등을 제공하는 '팔란티어 파운드리'다. 전자는 미국 정부 기관, 후자는 민간 기업이 주로 쓴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상반기 세계 125개 기관·기업에 소프트웨어를 팔았다.
팔란티어는 지난 1분기 3억4123만 달러(약 38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부와 상업 부문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뛰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1억2347만 달러(약 1390억원)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팔란티어는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이 2003년에 세운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회사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해병대(USMC), 식약청(FDA) 등 주요 국가기관과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