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리비안이 미국에 두 번째 전기차 제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생산량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도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프로젝트 테라'라고 명명한 증설 작업에 착수, 미국 내 여러 주정부의 제안을 놓고 최종 위치를 고심하고 있다. 신공장은 2000에이커(약 809만3712㎡) 부지에 들어선다. 연간 50GWh 배터리셀 생산라인과 제품 및 기술 센터가 포함된다. 내년 초 착공 예정이다.
에이미 마스트 리비안 대변인은 "리비안은 두 번째 미국 제조 시설을 위한 위치를 물색하고 있다"며 "(기존 공장이 위치한) 노멀과 같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지원적이고 기술 발전적인 커뮤니티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초 올 초 공장이 들어설 부지를 확정하고 가을께 건설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됐다. 이후 2분기 내 공식 발표를 목표로 했지만 한 차례 더 늦춰져 향후 수개월 내 일정을 확정하고 내년 초 착공키로 했다. 이미 미국 내 여러 주정부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 중이다.
리비안의 첫 번째 공장은 일리노이주 노멀에 위치하고 있다. 전기 픽업트럭 R1T와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R1S를 생산하는 R1용 라인과 아마존에 공급하는 상업용 전기밴을 제조하는 라인까지 총 2개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안은 아마존으로부터 10만 대의 전기밴 수주를 따냈다.
리비안이 증설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R1T와 R1S에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양사는 21mm, 길이 700mm의 원통형 제품인 2170 배터리셀을 공급한다. <본보 2021년 5월 10일 참고 삼성SDI, 리비안에 '2170 배터리' 납품…최대 660km 주행>
특히 신공장 설립 계획에 배터리셀 생산라인이 포함되면서 배터리 채택을 공식 발표한 삼성SDI와 합작사 설립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본보 2021년 4월 13일 참고 [단독] '제2의 테슬라' 리비안, 삼성SDI 배터리 채택 공식 발표>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사 간 합작사 설립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각각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와 합작사를 세우고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자체 생산시설은 물론 합작 관계도 맺지 않고 있다. 리비안의 물량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배터리셀 공장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본보 2021년 4월 27일 참고 "삼성SDI, 리비안 배터리 공급 목적 美공장 필수”>
한편 리비안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R1T와 R1S의 출시 일정을 오는 9월로 늦췄다. 당초 리비안은 지난달 R1T를 출시하고 내달 R1S를 선보일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