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NWF 인수' 中 넥스페리아, 화웨이보다 위협" 경고

전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 센터장 인터뷰
"반 화웨이 전선, 트럼프 행정부 압박 탓"
정치권도 압박공세…총리, 계약 전면 재검토 지시

[더구루=정예린 기자] 영국 최대 반도체 회사 '뉴포트웨이퍼팹(NWF)'을 인수한 넥스페리아가 향후 화웨이보다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 반도체 주권을 빼앗기는 것은 5G 분야 개입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시아란 마틴 전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센터장은 최근 현지 언론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의 미래는 1차 전략적 문제로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의 핵심"이라며 "NWF를 넥스페리아에 매각하는 것은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참여보다 영국의 국가적 이익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마틴 전 센터장은 "화웨이는 단지 트럼프 행정부의 집착으로 인해 중요해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집착하는 이유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이 미국의 정책 기조에 동참하면서 영국에서도 반(反) 화웨이 전선이 구축된 것 이었을 뿐, 전 산업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는 국가 안보에 실질적인 위험이 된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국가 사이버 보안 분야 최고 전문가인 마틴 전 센터장은 지난해 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평가를 실시할 당시 NCSC 책임자로 화웨이 장비 배제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였다. 

 

마틴 전 센터장은 정보 기관 내 사이버 보안을 담당하는 기관 설립을 주장한 인물이다. 정부는 마틴 전 센터장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016년 영국 정보통신본부(GCQH) 산하에 NCSC를 설립하고 마틴 전 센터장을 초대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작년 8월 NCSC 센터장직을 내려놨다. 이전에는 내각 보안 및 정보 국장, GCQH 사이버 보안 책임자 등을 지냈다. 지난해 국가 사이버 보안 분야 역량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신년 명예 훈장도 받았다. 

 

넥스페리아는 지난 5일(현지시간) NWF를 6300만 파운드(약 1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중국 윙텍이 소유한 중국계 회사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자동차 파워서플라이 애플리케이션에 주로 쓰이는 칩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넥스페리아는 이미 2019년 지분 인수를 통해 NWF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중국 자본의 NWF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공세를 펼치고 있다. 노동당과 보수당은 영국 금융감독청(FAC)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국 기업이 해외에 매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스티븐 러브그로브 국가안보보좌관에 NWF 매각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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