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놓고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는 하루 '경고 파업'에 나선 만큼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유럽 공급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노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일단 공장 생산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임단협에 임한다는 방침이지만 추가 협상 과정에서 결렬될 경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체코공장 노조측는 "경영진의 무책임으로 지난 2019년 4월 부터 임단협이 지연되고 있다"며 "지난해 1분기 어렵게 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까지도 서명을 하지 않고 시간을 때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코공장 노사는 임금 인상폭을 놓고 상반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측은 임단협 지연 기간을 고려해 올해 8%, 내년에는 6%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체코공장 노조가 실제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타이어 공급이 차질이 우려된다.
체코공장은 넥센타이어의 주요 해외 생산거점 중 하나로 폭스바겐과 스코다, 피아트, 르노, 다치아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산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유럽 내 교체 타이어 시장 물량까지 책임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 직원들의 대규모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
앞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6년 근로자들을 채용하면서 현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제시했다. 특히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당시 고용한 인원은 7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상업가동이 다소 지연되면서 잠재적 인센티브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퇴직하는 근로자가 대거 발생했다. 비슷한 처우가 보장되는 인근 공장으로 떠난 것. <본보 2019년 3월 7일 참고 직원 이탈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비상등'>
실제 체코 자데츠 지역은 반경 400km 내 자동차 공장 30여 곳이 집중돼 있는 자동차 클러스터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체코 당국로 부터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넥센타이어는 처음 현지 공장 설립 당시 일자리 창출 등을 명목으로 체코 당국으로부 1억9000만달러(한화 약 2141억원) 규모 투자 인센티브 혜택을 받고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을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공장 생산 차질은 물론 당국의 인센티브 혜택 축소 등 악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노조가 경고파업에 나선 것은 아직 협상의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