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건설이 알제리 '부패 스캔들' 의혹에 연루되면서 '2.8조원' 플랜트 수주전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알제리 전직 장관의 아들이자 군 장성의 사위인 압델하킴 벤페라트의 '부패 스캔들'에 현대건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수주전에 참여한 GS건설 등이 반사이익을 누려 수주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한국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불똥'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알제리 국영석유공사인 소나트렉(sonatrach)이 발주한 하시 메사우드(Hassi Messaoud) 정유플랜트 EPC(설계·조달·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알제리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하시 메사우드 지역에서 하루 1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 규모가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입찰에서 선정된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시공(EPC)을 모두 담당한다.
이들 국내 기업은 물론 이번 프로젝트 입찰에 중국 기업 등 해외 4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입찰에 나선 기업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 컨소시엄 △GS건설·페트로팩 컨소시엄 △삼성엔지니어링·TR(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 컨소시엄 △테크니몽·페트로젯 컨소시엄 △사이노펙·CTI엔지니어링 컨소시엄 △차이나 HQC, 화루엔지니어링 등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연루 의혹이 있는 압델하킴 벤페라트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현대건설의 수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정권이 교체된 알제리에서는 전 정권 정치인과 관료의 부패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참여한 컴소시엄은 이번 수주전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며 GS건설 컨소시엄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스캔들 연루 의혹이 오히려 국내기업 입장에서 '불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알제리 정부가 한국 기업을 완전히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권이 교체된 알제리에서 전 정권과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 정권에서 이를 바로 잡는 '적폐청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스캔들 연루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알제리 누르딘 벤하트(Nourredine Benferhat) 전 장관의 아들이자 군 장성 투픽(Toufik)의 사위인 압델하킴 벤페라트는 국가 발주 프로젝트에 관여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