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2024년 천연가스 탈러시아"…수입국 확대·가스전 투자

알제리·아제르바이잔·이집트 등 수입 다변화
가스전 개발 재개…국내 생산 50억㎥ 목표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탈리아가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고자 알제리와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다. 가스전 투자도 재개해 천연가스 생산을 50억㎥로 늘리고 2024년 천연가스의 탈(脫)러시아에 박차를 가한다.

 

30일 코트라 밀라노무역관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2024년 하반기까지 천연가스의 탈러시아를 추진한다. 러시아산 수입을 줄이고자 여러 나라에 구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아제르바이잔 가스관을 통한 공급량을 80억㎥에서 200억㎥로 늘린다는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알제리와 장기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고 연간 총 290억㎥를 수입하며 리비아산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도 다각화하고 있다. 이집트로부터 연간 30억㎥, 카타르로부터 연간 65억㎥의 LNG를 조달하고 알제리와 90억㎥ 규모의 LNG 추가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탈리아 에니(Eni)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 LNG 프로젝트인 카타르 노스필드 이스트 플랜트 확장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카타르산 LNG 도입량을 연간 7700만t에서 2025년 1억1000만t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 수입을 확대하며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이탈리아 가스 공급사 스남(Snam)은 LNG 비중을 현재 6.5%에서 25%까지 높이고자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지난 5월과 7월 부유식가스저장재기화설비(FSRU) 2척을 구매해 내년 봄과 2024년 3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가스전 개발도 활발하다. 이탈리아는 2012년 가스 소비량의 약 11.5%를 자체 생산으로 충당했으나 지난해 비중은 4.4%까지 축소됐다. 광구 개발과 시추에 대한 투자가 중단된 탓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투자를 재개하고 노후 시설의 현대화를 추진, 50억㎥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가스는 현지 중소기업을 비롯해 산업체에 우선 배정한다.

 

이탈리아가 가스 수입과 자체 생산에 힘을 쏟는 배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 이탈리아는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며 '중간 다리'로 천연가스를 적극 활용해왔다. 이탈리아의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42%에 달했다.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96%는 수입으로 채웠다. 특히 러시아산 비중은 지난해 약 40%를 기록했다. 러시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올해 2월 전쟁이 발발한 후 이탈리아의 에너지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방이 제재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고 강수를 뒀다. 루블화로 지불하지 않는 곳에 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협박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이미 에니에 공급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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