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이어 FT "현대차·기아, 테슬라 맹추격…과거 삼성·애플간 경쟁 유사"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 '2위'
테슬라 유일한 경쟁자로 주목, 기대감↑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다. 테슬라의 독보적인 경쟁 상대로 부상하는 가운데 과거 삼성과 애플간 경쟁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상반기(1~6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중국 제외)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14% 기록, 2위를 차지했다. 1위 테슬라(27%)와의 격차는 13%포인트지만 테슬라가 10년 이상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격 속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에 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점유율 12%를 나타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기술력이 뒷받침한 결과다. 현대차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수입차 기준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최신 브랜드 전용 전기 세단 모델 아이오닉6의 경우 1회 충전 주행 거리 610km로 테슬라 모델Y와 모델3 롱레인지 버전을 앞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최고 전기차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이를 과거 삼성과 애플간 스마트폰 경쟁 구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은 과거 업계 1위였던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로 주목받으며 시장 점유율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12년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를 출시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하는 성과를 올렸다. 2013년 3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애플의 약 3배에 달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 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가 테슬라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올 하반기 시작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국 유력 경제지 블룸버그는 물론 심지어 경쟁 업체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까지 현대차·기아의 활약에 엄지를 세웠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 6월 현대차·기아 판매 실적을 보도하면서 “미안, 일론 머스크, 조용히 잘 나가는 현대차(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Race)”라고 언급했고 일론 머스크는 “현대차가 매우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화답했었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세를 몰아 양적 성장의 가속 폐달을 밟을 계획이다. 오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양사 합산 920만대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520만대, 기아 400만대다.

 

다만 변수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 지역에서 최종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현대차·기아 인기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된다.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 테슬라 등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완공 시점을 당초 계획 2025년 중순 보다 6개월 가량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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