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가 캐나다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공급받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비해 북미 공급망을 강화하고 배터리 자체 생산에 따른 원재료 수요에 대응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벤츠는 캐나다에서 리튬·니켈·코발트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캐나다 방문에 발맞춰 이뤄졌다. 숄츠 총리는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21일부터 캐나다를 찾았다. 하버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했다.
숄츠 총리는 22일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캐나다는 원재료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방문 기간 서명된 수많은 계약에 폭스바겐과 벤츠가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이날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과 벤츠는 미국의 IRA에 대응해 캐나다에서 원재료 수급을 추진했다. IRA는 2024년부터 중고 전기차에 최대 4000달러(약 530만원), 신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보조금 대상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한정된다. 배터리 원재료는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폭스바겐과 벤츠가 북미 시장에 진출하려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망을 북미에 구축해야 하는 셈이다.
배터리 생산량 증가도 이번 MOU 체결의 배경이다. 폭스바겐은 200억 유로(약 26조원)를 쏟아 유럽에 6개, 미국에 2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북부 잘츠기터에서 첫 번째 공장을 착공했다.
벤츠는 지난해 스텔란티스, 토탈에너지와 합작사 ACC(Automotive Cells Company)를 세우고 배터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70억 유로(약 9조원)를 투입해 전 세계에 8개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캐나다는 60개 이상의 광종을 생산하는 자원 부국이다. 한국광해공업공단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해 기준 니켈 260만t, 코발트 23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