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독일 스타트업 앙코르(encore)와 손잡고 600조원 시장 규모의 폐배터리 사업에 나선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 증가로 그 시장 규모가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기아는 독일 시작으로 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가 점쳐진다.
앙코르는 6일(현지시간) 기아와 폐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앙코르는 독일 철도물류 회사인 도이치 반(Deutsche Bahn) 산하 기업이며, 도이치 반은 미래 친환경 사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폐배터리 납품량 또한 급증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완성차 브랜드가 폐배터리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배터리 생산기업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토대로 한 협업 모델이 일반적였다.
이번 계약에 따라 기아는 유럽에서 판매한 전기차를 대상으로 수명이 다 된 전기차 배터리를 앙코르에 공급한다. 납품된 배터리는 배터리 팩 테스트를 거쳐 재활용 또는 에너지 저장 장치의 부품으로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기아의 폐배터리 사업 준비는 베를린 유럽 에너지 포럼 캠퍼스(EUREF)에서 선보인 에너지 저장장치가 대표적이다. 해당 장치는 쏘울EV 폐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로 거듭났다. 24개 배터리 모듈을 통해 태양열을 전기로 전환, 72kWh의 저장 용량을 제공한다.
앙코르는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를 글로벌 에너지 순환의 핵심 요소로 만들기 위한 세컨드 라이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쌓은 경험치를 토대로 기아와 협력해 폐배터리 활용도와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활동 영역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활동 영역 확대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 증가로 그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 추정치는 △2025년 3조원 △2030년 21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