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의 4년 연속 베트남 왕좌 수성이 불투명하다. 1위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요타가 지난달 세 자릿수 성장, 현대차와의 판매 격차를 더 벌렸기 때문이다.
13일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TC MOTOR)은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총 544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브랜드 해외 전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달 총 1417대가 판매됐다. 이어 소형 세단 부문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액센트가 1172대 판매로 실적을 뒷받침했다. 중형 SUV 모델 싼타페와 준중현 SUV 모델 투싼은 각각 838대와 765대를 기록했다.
베트남 현지 풍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는 응우어의 달인 음력 7월의 경우 중요한 결정은 피해 추진한다. 자동차 구매 역시 생활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앞서 현대차는 전월인 7월까지만 해도 현지 시장에서 35%대 성장세를 기록, 토요타를 제치고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했었다. <본보 2022년 8월 16일 참고 현대차, 7월 토요타 제치고 베트남 1위 탈환…판매 격차 '85대'>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4만248대) 대비 18.3% 증가한 4만763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공급망 개선을 통해 하반기 현지 판매량을 대폭 늘리고 4년 연속 베트남 왕좌 수성 기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공급망이 점진적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남은 4개월 동안 토요타를 추월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누적 판매 기준 양사 판매 격차는 약 8000대 수준으로 월 평균 최소 2000대를 더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토요타는 같은달 전년 대비 195% 세 자릿수 수직성장한 6701대를 판매, 지난달 현대차에 내어준 월간 판매 1위를 바로 탈환했다. 코롤라 크로스와 벨로즈 크로스가 각각 1566대와 1513대로 실적을 쌍끌이했다. 벨로즈 바이오스는 1133대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같은 기간 총 95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총 5만5493대다.
특히 토요타는 이번 실적에 힘입어 이달까지 전국 딜러사들과 협력을 강화, 현지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현지 운전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대차가 토요타를 따라잡기에는 어려운 상황은 맞다"며 "오히려 기아가 토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시장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기아 베트남 합작사 타코기아는 상반기 베트남 시장에서 총 3만5485대를 판매, 토요타를 7600대 차이로 맹추격한 바 있다.
한편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연간 평균 판매량은 30만여 대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