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말레이시아 시장을 둘러싼 국내 편의점 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CU가 빠르게 매장을 늘리는 가운데 이마트24가 추격에 불을 지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현지 기업 유나이티트 프론티어스 홀딩스(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첫 발을 내딛었다.
뷔통 팡(Vuitton Pang) 말레이시아 이마트24 CEO는 26일 현지시간 올해 말까지 10개 매장을 추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5년 내 300개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마트24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매장 하나 하나에 고유의 모습과 감성을 담아내며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점포가 자리한 지역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한류 열풍'을 내세운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잡고 있다. 컵밥, 떡볶이, 닭강정, 빙수, 삼각김밥 등 K-푸드를 포함한 즉석 먹거리 매출이 전체 상품의 51%을 넘어섰다.
뷔통 팡 CEO는 "한국 정통의 맛, 합리적 가격, 무슬림 친화적 한국 길거리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면서 "무슬림 소비자들에게 할랄 메뉴를 제공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24는 먼저 진출한 CU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연 BGF리테일은 8개월 만에 50호점 개점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지난 7월에는 말레이시아 서부 페락 지역 번화가에 100호점이 오픈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 홀딩스(Mynews Holdings)의 자회사 마이CU 리테일(MYCU 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CU는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했다. 말레이시아 동부 지역(보루네오섬)으로도 출점 범위를 확장해 올해 말 150점, 향후 5년간 500점 이상의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자존심을 내건 승부는 향후 언제든지 뒤질힐 수 있어 CU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이마트24에 이어 GS25도 말레이시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내년 초 현지 그룹과 손잡고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편의점 업계가 말레이시아 진출에 나선 배경은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출산율은 한국보다 약 2배 높으며 인구 전체 평균 연령도 28.5세로 한국 평균 연령 보다 약 13세 이상 어린 젊은 국가에 속한다. 1인당 GDP는 1만1400달러(약 1620만원)로 아세안 국가 가운데 싱가폴, 브루나이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트렌드처럼 아시아권에서도 MZ세대를 공략하는 곳이 편의점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를 앞세운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인식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현지 소비자들은 편의점을 트렌디한 식당이나 카페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