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국 전고체 배터리 소재 기업에 베팅했다. 2차전지 분야 차세대 핵심 기술을 확보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앰프세라(Ampcera)는 13일(현지시간) 한화솔루션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1500만 달러(약 194억원) 규모 시리즈A 펀딩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확보한 자금은 황화물 기반 고체 전해질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펀딩 라운드가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기후테크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 전기차부터 자원 재활용, 폐기물 처리, 대체육 등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거나 기후변화 적응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최근 주력 분야인 태양광 사업 육성을 위해 소재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다양한 신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확보는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분사 예정인 첨단소재부문 지분 47.24%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크레딧에 지난달 매각했다.
앰프세라는 지난 2017년 설립된 고체 전해질 스타트업이다. 애리조나주 투산에 연구개발(R&D)과 제조 시설을 두고 있다. 관련 기술 특허만 25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액체전해질에 버금가는 우수한 성능을 입증하며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작년에 이어 올해도 150만 달러(약 19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받았다. 현재 평균 가격을 kg당 50달러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대량 양산 체제 구축에 전력을 쏟고 있다.
고체 전해질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높은 기술력을 요해 세계적으로 소수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앰프세라를 비롯해 토요타, 브라이트볼트, 엠파워 머터리얼, 아이오닉 머터리얼, 토시마 매뉴팩처링 등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배터리를 꺾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보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35년 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권영철 한화솔루션 사업개발실장은 "고체 전해질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앰프세라와 협력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수민 주 앰프세라 최고경영자(CEO)는 "앰프세라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더 높은 에너지 밀도, 더 나은 안전성, 더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 전해질을 개발·제조한다"며 "우리는 핵심 소재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로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파트너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ESG 경영 기조 하에 '글로벌 지속가능성 선두기업'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유망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핀레스푸드, 국내 다나그린 등 대체육 스타트업 투자가 대표적이다. 임팩트 투자사인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지난해 조성한 기후 기술 특화 펀드인 '클라이밋 솔루션 펀드'에도 출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