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카자흐스탄 원전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러시아와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하면서 로사톰이 유력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탱그리 뉴스(Tengrinews) 등 카자흐스탄 매체에 따르면 알리한 스마일로프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 로사톰과 특별 로드맵을 작성하고 준비 작업을 수행한다고 전했다.
스마일로프 총리는 로사톰과의 협력 결과를 토대로 올해 최종 공급사를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원전은 매우 복잡한 시설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다양한 회사와 일하고 싶다"며 "즉, 다자간 프로젝트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스마일로프 총리는 여러 국가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업계에서는 로사톰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원전 건설에 필요한 사전 작업을 로사톰과 진행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러시아가 사업을 수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볼랏 악출라코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작년 5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발전과 운영 노하우는 프랑스,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2022년 5월 20일 참고 카자흐스탄 원전, 러시아로 기우나…한수원 '촉각'>
로사톰과 경쟁해온 한수원은 힘이 빠지게 됐다. 한수원은 프랑스 EDF,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등과 카자흐스탄 원전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9년 3월 카자흐스탄 발주사(KNPP)의 요청에 따라 최대 2800㎿ 규모의 원전 2기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작년 6월 KNPP와 신규 원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원전 사업 발주가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로 카자흐스탄을 꼽고 "국가 맞춤형 패키지 제안으로 수주를 극대화하겠다"고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작년 6월 아딜 투르수노프 카자흐스탄 외교차관과의 면담에서 "한국 기업의 원전 사업 참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