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테슬라 이어 美 전기차 가격인하 전쟁 가세…현대차 등 '고민'

최대 20% 파격적인 인하 정책 시행
폭스바겐 "가격 책정 신뢰성에 초점"

 

[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의 미국 가격 인하 전략에 포드가 가세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로컬 브랜드 가격 인하 정책 시행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자동차·기아 등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머스탱 마하 E 등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경쟁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고객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만족도 또한 높일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테슬라는 포드에 앞서 지난해부터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에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격 인하 정책을 더욱 강화해 최대 20%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 볼륨 모델인 모델Y의 경우 보조금 혜택을 포함하면 2만 달러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테슬라에 이어 포드까지 로컬 브랜드가 일제히 전기차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경우 IRA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할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RA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가 세액공제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전기차를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는 점에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폭스바겐은 기존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미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한 만큼 자동차 품질 개선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ID.4의 경우 경쟁 모델인 모델Y와 비교해 약 1만3500 달러 저렴한 4만 달러부터 판매하고 있다.

 

올리버 브루메(Oliver Blume)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우리는 명확한 가격 책정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신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제품과 브랜드 강점을 토대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을 위해 전기차를 할인하면 품질 신뢰도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포르쉐의 경우 올해 판매 가격을 최대 6%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르노 역시 폭스바겐과 같은 이유로 가격 인하를 따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페브리스 캄볼리브(Fabrice Cambolive)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판매 가격을 10% 인하하면 잔존 가치에 부담을 주고 기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라고 전했다. 다만 향후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에 대해서는 업계 평균 가격을 면밀히 고려해 책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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