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유럽 수소 상용차 시장 선점을 위한 현대자동차와 일본 토요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환경규제 강화로 유럽 내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수소 시장 1인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현지 상용차 시장 공략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양강체제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토요타 유럽법인(TME)에 따르면 토요타는 최근 하이리코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2세대 미라이 수소연료전지 모듈 시스템 탑재한 대형 수소트럭 개발을 위해서다. 유럽연합(EU)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유럽 내 화물 운송을 담당 차량의 77%가 대형 트럭이라는 점에 주목, 미래 상용차 시장을 선도할 수소 솔루션 마련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하이리코는 44t 트랙터와 26t 직선형 트럭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 차량에는 각각 수소연료전지 모듈 2개가 장착된다. 수소차 개발 이후 현지 운전자들의 수소 상용차 경험 확대를 위해 트럭 리스 서비스 일환으로 자체 수소 인프라도 마련한다.
토요타는 수소 상용차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승용차와 비교해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유즈케이스(사용처)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소 저장탱크가 공간을 차지하는 비중이 커 아직까진 상용차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토요타는 하이리코와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다양한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유럽 수소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유형의 수소연료전지 모듈 시스템을 개발해 서로 다른 비즈니스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지 수소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볼트 패큇 TME 수소연료전지 사업부 총괄은 "하이리코는 수소 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비전을 가진 역동적인 신생 기업"이라며 "오는 2040년 탄소중립을 공동 목표로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오바리스 트로잉 하이리코 최고경영자(CEO)는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 모듈은 새로운 수소 트럭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며 "수소 트럭 개발뿐 아니라 수소 인프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토요타가 유럽 수소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서며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역시 유럽 수소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글로벌 상용차 전문 기업 이베코그룹과 수소 경상용차 'e데일리' 공동 개발하고 현지 물류·운송 서비스 업체 '페르캠'(Fercam)의 운송 서비스에 투입, 실용성 검증에 나서는 등 수소 상용차 시장 선점을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e데일리는 이베코그룹 대표 밴 ‘데일리(DAILY)’를 기반으로 하는 7톤급 대형 밴으로 이베코그룹 산하 FPT 인더스트리얼(FPT Industrial)의 최고 출력 140kW급 전기모터와 현대차 90kW 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350km이며 충전 시간은 15분 내외, 최대 적재량은 3톤이다.
수소 대형 밴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와 이베코그룹은 작년 3월 탄소중립을 앞당기겠다는 목표 아래 ‘공동 기술 및 상호 공급 기회 탐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친환경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소 대형 밴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