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원롯데]<中> 18조 투자… EV소재 밀고 바이오 끌고 '새판짜기'

경쟁사 보다 늦은 만큼 과감한 투자…격차 줄이는 전략
'韓日 협력 테스크포스' 설립 …포트폴리오 재구성 마쳐 

 

[더구루=김형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원롯데(One LOTTE)'가 2023년 가시화된다. '한일 협력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마쳤다. 신 회장이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라고 한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추진을 예고했다. 

 

신 회장의 일본 조력자인 다마쓰카 겐이치(玉塚元一)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은 한일 롯데는 하나의 그룹으로 '원롯데'로 성장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일 협력 테스크 포스를 설립을 통한 사업 규모가 큰 한국롯데의 노하우를 살린 사업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롯데의 '성장 DNA'를 일본롯데에 이식하고 회사 간 시너지를 내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TF설립의 핵심 목표다. 한일롯데의 주력사업인 식품업을 뛰어넘는 사업 다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 회장은 TF를 통해 전기차와 생명공학을 한일 협력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공격 투자를 주문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규 사업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식품과 유통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가 신사업 추진에 힘을 합치며 '원롯데' 그림도 한층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2030년까지 롯데가 미래 성장동력 사업군에 쏟아붓는 돈만 약 18조원에 이른다. 수소 6조원, 배터리 7조원, 친환경 플라스틱 1조원 등 화학 사업군에만 총 14조원이 투입되고, 지난해 설립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공장 설립에도 약 3조7000억원이 들어간다.

 

신 회장은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작정하고 공격행보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원롯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경쟁 업체보다 늦게 뛰어든 만큼 과감한 투자로 그 격차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동박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전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지난해 경영권 거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롯데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배터리 업체와 장기공급계약도 맺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가능하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연산 6만t으로 국내 1위다. 2027년까지는 생산량을 23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함께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바이오는 롯데가 키우는 4개의 신사업 중 하나인 '헬스앤웰니스'와 연관돼 있다. 사업 진척도 빠르다. 지난해 7월 법인을 설립하자마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완료다. 


시러큐스 공장의 성공적인 인수에 이어 추가적인 시설 투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시러큐스 공장은 총 3만5000리터의 항체의약품 원액(DS)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70여명의 추가 채용과 48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 증설 및 완제의약품(DP), 항체 약물 접합체(ADC)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을 앞뒀다. 최근에는 스위스 소재의 세포주 개발 전문 기업과 CDO(위탁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해 CMO(위탁생산)뿐만 아니라 CDO 사업 경쟁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국내에도 메가플랜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청에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총 36만리터 규모의 메가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1개 공장 당 12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게 하고,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의약품 시설을 추가할 예정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첨단 소재 사업 확대에 바이오에 힘을 기울이는 롯데 행보의 밑바탕에 혁신을 강조하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롯데는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사업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본보 2023년 4월 13일 참고 '포기없던 신격호·성과주의 신동빈'…日롯데리아 매각으로 드러난 '원롯데'>

 

다마쓰카 겐이치 대표는 "롯데알미늄은 껌을 포장하는 은박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알루미늄을 중심으로 하는 양극재 분야로 사업을 전환했다"면서 "롯데는 기술력을 지닌 일본 업체들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한일 기술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몇몇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앞서 신 회장은 "좋은 회사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라고 정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자본 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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