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 적자’ SK하이닉스, 하반기 반등 예고…"최악은 지났다"

SK그룹 편입 이래 사상 최대 적자 기록
감산도 막지 못한 판매 감소·가격 하락
2분기 저점·3분기 수급 불균형 개선 전망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실적 반등을 꾀한다. 감산 효과와 재고 정상화에 힘입어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챗GPT용 칩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까지 재고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7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SK하이닉스가 2012년 SK그룹에 편입한 이후 사상 최대다. 2개 분기 영업손실액을 합치면 5조3016억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수요 부진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생산량 감산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큰 폭의 판매량 감소를 견뎌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각각 전분기 대비 약 20%, 10% 중반 가량 줄었다. ASP 역시 D램은 약 10% 후반, 낸드는 약 10% 떨어졌다. 재고는 D램과 낸드 모두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되고 고객사들의 수요 회복세까지 맞물려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이후 고객사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도 감지됐다. 

 

다만 낸드 사업은 시황이 회복되더라도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 부문) 인수합병(M&A) 비용이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솔리다임 인수 첫 해인 지난해 회사 출범 비용으로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해 실적에 부담이 생겼다"며 "전사 차원에서 자본적 지출(CAPEX)을 관리하고 인텔 낸드 부문과의 조직을 간소화해 비효율적인 중복 비용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과 신사업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38단 4D 낸드와 HBM3, DDR5 등 D램 최신 기술 비중이 점차 확대돼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챗GPT 등 인공지능(AI) 산업 발전과 고성능 서버 사용 증가에 따른 고용량 메모리 수요량 증가를 새로운 사업 확대 기회 요인으로 봤다. 박명수 D램 마케팅 담당(부사장)은 "AI 서버 출하량이나 관련 메모리 증가율은 최대 40% 이상 향후 5년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며, D램과 낸드는 금액 기준으로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DDR5 고용량 서버는 작년 대비 6배 이상 늘고 HBM은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연초 대비 올해 수요 전망이 낮아진 점을 반영해 시장 수요와 수익성에 맞는 탄력적 생산 운영 위해 재고가 많은 제품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 조절해 생산중에 있다"면서 "올해 중에는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전히 메모리 시장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당사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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