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독일 라인메탈이 호주 보병전투장갑차(IFV) 입찰가를 수정해 내달 현지 정부에 전달한다. 호주 정부가 IFV 도입 규모를 대폭 축소한 여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라인메탈은 내달 30일까지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의 입찰가를 다시 책정해 호주 정부에 알려야 한다.
이는 호주 정부의 국방 개혁에 따른 것이다. 호주는 지난달 말 110쪽 분량의 새 국방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랜드 400 3단계 사업의 일환인 IFV 도입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담겼다. 호주 정부는 신형 탱크나 장갑차 사업을 축소·철회하는 대신 전투항공기와 같이 장거리에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IFV 구매 대수도 450대에서 129대로 감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당초 약 270억 호주달러(약 24조원)에서 90억 호주달러(약 8조원)로 줄 전망이다.
호주가 사업 계획을 수정하면서 입찰에 참여한 한화와 라인메탈은 가격을 다시 써내게 됐다. 일각에서는 사업 규모가 쪼그라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입찰을 재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앞세워 랜드 400 3단계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9년 9월 라인메탈의 링스와 최종 후보사로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를 위해 현지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호주와 최대 1조9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은 경험을 강조했다. 작년 4월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한국 방산 기업 최초로 공장도 착공했다. 아발론 공항 내 15만m² 부지에 장갑차 생산시설과 1.5km 길이의 주행트랙, 시험장, 도하 성능시험장, 사격장, R&D센터 등을 짓는다. 2024년 완공해 호주형 모델인 AS9 '헌츠맨' 30문과 AS10 방호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양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