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로템과 성신RST가 탄자니아에 전동차를 속속 인도하고 있다. 현대로템과 성신RST 모두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탄자니아를 비롯해 향후 아프리카 철도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기대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탄자니아 철도공사(TRC)는 현대로템과 성신RST로부터 주문한 열차를 인도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달 중 전동차 1량과 전기기관차 2량의 인도할 계획이다. 성신RST는 이달 말 준고속열차(표준궤) 59량 중 45량을 인도한다.
현대로템은 2021년 TRC가 발주한 약 3354억원 규모의 전동차 80량과 전기기관차 17량 사업을 낙찰 받았다. 전동차는 2157억원, 전기기관차는 1197억원 규모로, 오는 2024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의 전동차와 전기기관차는 차량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고속 운행 시에도 승객에게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한 휠체어석과 수유실 등의 시설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도 갖췄다.
현대로템이 공급하는 차량은 탄자니아에서 추진 중인 표준궤 철도사업의 1·2단계 구간인 다르에스살람과 마쿠토포라를 연결하는 546㎞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탄자니아 정부도 관심을 갖고 제작 상황을 점검했다. 알리 포시 탄자니아 노동·교통부 차관보 일행은 지난 4월 현대로템의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현대로템이 탄자니아에 납품할 예정인 전동차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생산 일정 등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RST 공장은 현대로템보다 앞서 방문했다. 카심 마잘리와(Kassim Majaliwa Majaliwa) 탄자니아 총리가 지난해 직접 경북 문경에 소재한 성신RST 문경공장을 방문해 표준궤 여객열차 제작 현장을 둘러봤다.
성신RST는 지난 2020년 9월 탄자니아 철도청과 대통령 전용열차 1량을 포함, 준고속열차(표준궤) 59량을 제작·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열차는 최고속도 160km/h급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번째로 빠른 열차다. 1225km에 달하는 탄자니아 횡단철도를 8시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
성신RST와 탄자니아의 인연은 각별하다. 성신RST는 지난 2014년 탄자니아 철도청에 협궤용 완성 객차 22량을 납품한 바 있다. 성신RST는 지난 2021년에도 탄자니아철도청과 협궤열차 22량을 추가 계약했다. 2021~2022년 2년간 총 81량, 7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성신RST는 지난해 10월 표준궤열차 14량과 협궤열차 22량 등 1차분 36량 제작을 완료하고, 마산신항에서 선적해 탄자니아로 인도했다. 2차분 45량은 이달 말 인도할 예정이다.
탄자니아는 1970년대 건설된 TAZARA 철도가 존재하지만, 전 국토를 아우르는 철도교통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표준궤보다 좁은 선로인 협궤에서 디젤 전동차를 운용해왔지만 탄자니아 정부가 교통편의를 높이기 위해 철도 인프라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