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영국 '브리티시볼트'의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인수자인 호주 '리차지 인더스트리(Recharge Industries)'가 매각 대금을 기일안에 입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일 브리티시볼트 법정 관리인인 컨설팅 업체 EY(Ernst & Young)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주 채권단에 보낸 보고서에서 "지난 4월 5일까지 지불될 예정이었던 인수금이 미결제 상태로 남아 있어 최종 (리차지 인더스트리에) 판매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구매자(리차지 인더스트리)는 857만 파운드에 브리티시볼트를 인수했고, 이는 여러 번에 걸쳐 지불할 수 있었다"며 "최종 할부금은 미지급 및 연체 상태로 남아 있으며, 결과적으로 구매자는 판매 계약을 불이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차지 인더스트리는 지난 3월 브리티시볼트를 인수했다. 브랜드명을 유지하고 노섬벌랜드 블리스 기가팩토리 건설 프로젝트를 재개하기로 했다. <본보 2023년 2월 28일 참고 파산 위기 '브리티시볼트' 매각 완료…기가팩토리 건설 재개 추진>
매각 절차에 차질이 생기며 브리티시볼트의 주인이 또 다시 바뀔 가능성도 높아졌다. EY는 지난 4월에도 리차지 인더스트리가 아닌 새로운 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인수 대금 외 브리티시볼트가 가지고 있는 빚 때문이다. 브리티시볼트의 빚 규모는 최대 1억6000만 파운드에 달하고, 기가팩토리 건설 자금도 약 38억 파운드가 예상된다.
당시 EY는 "무담보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감안할 때, (리차지 인더스트리가 아닌 새로운 후보가) 채권자에 지불할 현금이 충분할 경우 향후 회사 빚 청산을 실행할 다른 회사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차지 인더스트리는 지난 2021년 설립된 호주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뉴욕에 기반을 둔 투자 펀드 '스케일 퍼실리테이션(Scale Facilitation)'이 소유·운영하는 회사다. 코발트나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중이다. 오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호주 질롱에 연간 2GWh급 배터리 기가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8년 30GWh까지 생산능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