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폴리에틸렌 수입 가격이 작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은 후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요가 쪼그라든 가운데 공급량은 증가한 영향이다.
26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폴리에틸렌 수입 가격은 작년 5월 ㎏당 1.626달러를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 말 약 1.1달러까지 떨어지다 올해 들어 반등했으나 지난 3월 1.2달러대에 머물렀다.
폴리에틸렌은 가장 널리 쓰이는 합성 플라스틱이다. 높은 내화학성, 낮은 비용, 우수한 전기 절연성의 특성을 지닌다. 포장재와 플라스틱 백, 병, 장난감, 파이프, 전선·케이블 절연체, 의료용품, 건설 재료 등에 활용된다.
미국 폴리에틸렌 수입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수요 악화에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의 수요 전망은 둔화됐다. 반면 공급량은 증가했다. 미국 플라스틱 전문지 '플라스틱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엑슨모빌과 사우디아라비아 사빅의 합작사 '걸프 코스트 그로우스 벤처스(Gulf Coast Growth Ventures)'는 2021년 4분기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에서 신공장을 가동했다. 글로벌 정유사 쉘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 배이포트 폴리머스는 올해 텍사스주 베이포트에 투자해 생산에 돌입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ICIS는 2020~2024년 북미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이 17.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공급량이 증가하며 폴리에틸렌 수입액도 줄었다. 지난해 미국 폴리에틸렌 수입액은 8억77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14.4% 감소했다. 최대 수입국인 캐나다의 경우 수입액이 6억5200만 달러(약 8600억원)로 1년 전보다 19.8% 줄었다. 상위 10개국 중 한국과 독일, 브라질, 네덜란드를 제외한 6개국에서 수입액이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