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BOE 소송전 확전…美 이어 中서 맞대응

삼성D, 충칭법원에 BOE 상대 특허 침해 소송 2건 제기
기술 도용 초강경 대응 기조…"간과할 수 없는 상황"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패널 업체 BOE와의 특허 침해 분쟁에서 또 한번 반격에 나섰다. 미국에 이어 중국 법원에 BOE를 제소, 글로벌 소송전으로 확전되며 디스플레이 패권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5일 충칭 제1인민법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동관법인 '동관삼성비전'은 최근 BOE와 △청두 BOE 광전자 공학 기술 △량장신구 징쉬안 통신장비사업부 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2건을 제기했다. 앞서 공식적으로 BOE 기술 도용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지 한달여 만이다. 

 

법원은 두 사건 모두 오는 11월 1일 오전 9시 30분에 첫 심리를 개최할 예정이다. 재판은 지식재산권법원 제3법원에서 열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간 법적 분쟁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BOE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9건의 소송을 냈다. 구체적인 소송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OLED 패널 특허 관련 조사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당시 BOE는 ITC 소송 피고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조사를 받겠다고 나서며 양측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본보 2023년 5월 9일 참고 中 BOE, 삼성 무더기 고소…디스플레이 패권 다툼 심화>

 

삼성디스플레이는 먼저 미국에서 반격을 가했다. 지난 6월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BOE를 특허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이후 사용된 모든 아이폰에 탑재된 OLED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4종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전면전에 돌입한지 세 달여 만에 중국에서도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며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BOE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곳이 충칭 제1인민법원인 데다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고려했을 때 현지 법원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최종 승소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삼성전자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특정 회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BOE의 기술 도용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 진단하고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경쟁업체(BOE)와의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최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당사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OLED 등 지적자산에 대한 도용 및 침해행위가 늘어나고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간주, 법적 제재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침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은 경쟁의 룰과 산업 생태계를 무너트린다고 생각한다"며 "당사는 앞으로도 OLED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기술개발은 물론 기술자산 보호를 위해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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