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데이터센터 행사에 참여해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사업 로드맵을 공유했다.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을 바탕으로 글로벌 '큰 손'들을 공략,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중국 주요 기술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 '오픈데이터센터위원회(Open Data Center Committee, OD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데이터센터 산업 컨퍼런스 '2023 오픈데이터센터 서밋'에 참가했다. 부스를 꾸리는 한편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알렸다.
최 상무는 '데이터 시대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스토리지 솔루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고성능 컴퓨팅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 등을 통한 이기종(heterogeneous) 아키텍처를 적극 활용해 AI, 머신러닝 등 빅데이터 기반 산업에서 기존 D램의 한계를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CXL은 고능성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다. 칩 용량과 대역폭에 제한되지 않으면서도 유연한 설계가 가능해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이라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삼성전자의 차세대 제품 포트폴리오도 소개했다. △AI용 초고성능 D램 'HBM3E' △32기가바이트(Gb) DDR5 D램 △8세대 V낸드 기반 PCIe 5.0 데이터센터용 SSD 'PM9D3a' △CXL 인터페이스 기반 SSD △페타바이트급 초고용량 솔루션 'PBSSD' 등이다.
주목할 제품은 HBM3E다. 최 상무는 삼성전자의 HBM3E가 전작 대비 전송률이 43% 높고 GB당 소비전력이 20% 개선됐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HBM3E 성능에 대한 힌트가 공개된 것이다.
HBM3E는 최근 차세대 메모리 업계 ‘키맨’으로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버전이다.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4세대인 HBM3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달엔 HBM3E를 개발 완료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 상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파트너사 간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열린 협업이 밝은 미래를 위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분야 파트너들이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메모리 기술 과제를 공동으로 극복,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무한한 가능성이 가득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ODCC는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중국정보통신기술원, 인텔이 개방형 생태계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 설립한 조직이다. 데이터센터 시설, 네트워크 등 관련 신기술에 대한 테스트를 통한 산업 규범·표준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IBM,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 글로벌 주요 메모리 업체들을 포함한 10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