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러시아 사업 재개하나...유통 파트너사에 재정 지원

소매·유통 파트너사에 판매촉진비 제공
시장점유율 방어 목적…中 브랜드 견제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러시아 마케팅 비용을 다시 늘린다. 급락한 현지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서기 위함이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러시아법인의 사업 재개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27일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Izvestia)에 따르면 최근 현지 전자제품 산업에 종사하는 익명의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소매·유통 파트너사에 판매촉진비 등 재정적인 지원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제품 가격의 1~1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촉진비는 구매자나 거래처의 거래 수량이나 금액에 따라 판매 장려의 뜻으로 지급하는 비용 등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현지 파트너사들은 지원금을 사용해 인터넷 광고 캠페인을 실시하거나 판매가를 낮춘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3월 초부터 러시아에 수출하는 제품 선적·판매를 중단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의 제재로 입항길이 막힌 데다 루블화 가치 하락 등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다. 물류 차질이 지속돼 같은달 말께 생산라인 운영도 중단했다. 러시아는 갤럭시S23 시리즈와 Z 폴드5, Z 플립5 등 신제품 출시국에서도 제외됐다.

 

러시아를 철저하게 배제해 왔던 삼성전자가 전략을 수정한 것은 중국 브랜드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은 삼성전자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약 16%에 그쳤다. 작년 동기(27%) 대비 11%p 급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점유율은 50%에서 70% 이상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러시아법인은 미국, 유럽 등 서방국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 △판매법인(SERC) △TV 생산법인(SERK) △연구개발(R&D)센터(SRR) 등 3개 거점과 하만의 오디오제품 서비스·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설(說)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올 2월 러시아·CIS(독립국가연합) 지역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본보 2023년 2월 17일 참고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장 선임…시장 복귀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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