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 유럽 전지기지인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생산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연간 생산 능력을 뛰어넘는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초과근무를 놓고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예상 생산량은 34만여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공장 연간 생산 능력(33만여대)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지난 2019년 성수기에 기록한 최다 생산량(34만4000여대)에 근접한 수치이다. 작년 생산량은 31만1000여대였다.
헝가리 등 질리나 공장이 수출을 맡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 기아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생산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6차 단체 교섭 끝에 질리나 공장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질리나 공장 노사는 지난해 11월 6차 단체 교섭 끝에 임단협을 매듭지었다. 2025년까지 3년간 급여를 100유로(한화 약 13만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1300유로(약 180만원) 특별 보너스 또는 인상된 야간 수당도 지급된다. 특히 장거리 거주하는 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추가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시 퇴직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적용됐으며 전 직원 대상 생산 목표 달성에 따른 보너스 지급(기본급 175%)도 이뤄진다. <본보 2022년 11월 22일 참고 기아 슬로바키아공장 노사 임단협 매듭…3년간 기본급 100유로 인상>
다만 최근 새롭게 고개를 든 노사 갈등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이다. 질리나 공장 생산 실적 향상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질리나 공장 노조 'ZO OZ KOVO KIA ŽILINA'가 임단협과는 별개로 초과근무 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사측은 임단협의 타당성의 훼손 우려를 이유로 노조 측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어 최종 교섭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2023년 9월 27일 참고 기아 슬로바키아 노조, 초과 근무수당 확대 요구>
현재까진 질리나 공장 생산은 순조롭다. 잔업 역시 평소대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일부 공장 직원들이 사측의 과도한 압력을 받아 제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어 노사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질리나공장은 기아 유럽 전지기지로 약 3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2만㎡(58만평) 규모에 연간 33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인 씨드와 엑씨드(씨드 기반 CUV 모델), 스포티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