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테슬라의 충전 표준을 채택한 의미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동행
단일 충전 표준 환경 조성 참여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2025년형 전기차부터 테슬라 전용 충전기 연결 방식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양사 전기차를 기구매한 운전자와 구매 예정인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충전 방식 전환에 충전 속도 성능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내년 하반기부터 테슬라 전용 충전기 연결 방식(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을 채택할 계획이다. 2025년형 전기차부터 CCS(Combined Charging System)가 아닌 NACS를 충전 표준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NACS를 충전 표준으로 채택하면서 글로벌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의 테슬라의 영향력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이다.

 

하지만 NACS로의 전환은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적어도 수년간의 전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EA) 등 충전전문업체들이 이미 CCS 충전소 마련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커넥터 교체 작업을 통해 충전 방식을 바꿀 수는 있지만, 기존 CCS 충전 방식 전기차를 보유한 고객의 이용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5년 이후에도 일부 충전소에서는 여전히 CCS 충전 방식을 취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NACS 방식 채택으로 전기차 충전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350kW급 충전을 통한 빠른 충전 속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ACS 방식으로 충전한다고 해도 충전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변경된 사항은 충전의 기본 기술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커넥터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커넥터가 NACS로 전환되더라도 동일한 충전소에서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초고속 충전을 위해 선제되어야 하는 조건은 있다. 테슬라 차세대 충전기인 슈퍼차저 V4가 배치되어야 한다. 현재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충전 속도는 250kW에 불과하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초고속 충전에 필요한 350kW 속도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NACS 채택을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ACS 커넥터는 CCS 커넥터보다 작고 덜 번거롭기 때문에 자동차에 연결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며 "마침내 하나의 충전 표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편의를 생각할 때 단일 충전 표준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달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설치한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가 5만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6개로 시작했던 슈퍼차저가 불과 10년여 만에 5만개까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4월 기준 4만5000여개였던 슈퍼차저가 5개월 만에 5000개 추가됐다는 점을 예로 들며 최근 들어 빨라진 설치 속도를 강조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슈퍼차저 설치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향후 5만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 노하우를 토대로 속도를 2배로 높여 6년 안에 완료할 것을 장담했다. 슈퍼차저 예상 수요에 따른 우선 순위를 두고 잠재력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 슈퍼차저는 전 세계 5500여곳에 위치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주로 북미와 유럽, 중국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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