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Sapeon)'이 사우디아라비아 IT·보안 솔루션 기업과 손을 잡았다. 산업 전반에 걸쳐 AI 기술 도입이 급증하고 있는 중동 시장을 공략, 대규모 수주 발판을 마련한다.
9일 업계에 다르면 와타드 에너지 앤 커뮤니케이션(Watad Energy & Communications, 이하 와타드)은 8일(현지시간) 사피온과 AI 혁신 가속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스마트팩토리,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컴퓨팅,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와타드는 AI 기반 맞춤형 IT·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정부, 국방 등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분야부터 통신, 의료·헬스케어, 부동산, 석유 등 일반 산업군까지 다양한 부분을 아우른다.
사피온은 와타드와의 파트너십을 계기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중동 AI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정부 주도 하에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기업도 당국 정책 행보에 발 맞추는 것이다. 최근 중동 IT 기업들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만들거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자사 서비스에 생성형 AI 등 AI 기술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세레브라스 등은 중동 회사들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AI 칩을 공급 중이다.
사피온은 지난 2021년 SK텔레콤에서 분사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분사와 동시에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3개사로부터 800억 원 규모 공동 투자를 받았다. 지난 8월 마감한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서 6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 연말까지 7나노미터(nm) 공정 기반 추론용 2세대 AI 반도체 X330을 선보일 계획이다. ‘X330′은 타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2배가량 빠른 연산 성능을 지녔고 전력 효율도 1.3배 우수한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