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아랍에미리트(UAE) 비아그룹(BEEAH Group)과 손 잡고 현지 최초 수소트럭 시범운영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트럭 대량 공급을 진행한 지 보름 만이다. 중동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감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비아그룹과 UAE 내 수소 모빌리티 실증사업 추진과 탄소중립을 목표로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단 샤르자와 두바이 2개 지역에서 수소 전기트럭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향후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비아그룹이 사용 중인 내연기관 트럭을 모두 수소트럭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비아그룹은 전기차 포함 2000대 이상 폐기물 수거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시범운영차량으로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얼셀'(XCIENT Fuel Cell·이하 엑시언트)이 투입된다. 총중량 28t급(적재량 10t)인 엑시언트는 완충 시 약 570㎞를 주행할 수 있다. 같은 무게의 엑시언트 디젤보다 우수한 힘(최대 출력 476마력, 최대 토크 2237Nm)을 발휘한다. 엑시언트에 적용된 수소전기트럭 연료전지 시스템의 경우 대형 전기 트럭에 탑재되는 배터리보다 가벼워 주행거리가 길고, 15~20분이면 100% 충전이 가능해 장거리용 대형 상용차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MOU 체결은 UAE 정부의 계획과도 맞물린다. UAE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제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국가수소전략 2050'을 발표했다. 오는 2031년까지 UAE를 수소 생산 및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해당연도까지 수소 수요가 연간 270만톤에 이를 것으로 봤다. 특히 UAE 정부는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마크 프레이뮬러(Mark Freymueller) 현대차 상용혁신사업부장(전무)는 "이번 시범 운영은 현대차와 비아그룹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첫 번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더 많은 협력 분야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칼레드 알 후라이멜(Khaled Al Huraimel) 비아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수소는 탄소배출 제로화를 실현할 가장 유망한 대안"이라며 "현대차의 수소 기술력을 활용해 수소 벨류체인을 형성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중동 수소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감은 지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MOU 체결에 앞서 이달 중순 사우디 물류·운송 업체에 수소전기트럭 모델 엑시언트를 대량 공급하는 등 중동 수소생태계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본보 2023년 11월 15일 [단독] 현대차, 사우디에 수소전기트럭 500대 공급...중동 수소생태계 확대>
현대차의 중동 수소 시장 진출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현대차는 사우디에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2대를 처음으로 수출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엑시언트 1대를 수출하는 등 사우디 에너지 전환 선도를 위해 앞장 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