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기아가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 17년 만에 엔진 '700만 개 생산'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슬로바키아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의 유럽 내 유일한 생산거점으로서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16일 기아 슬로바키아법인에 따르면 질리나 공장은 지난달 24일 700만 번째 엔진을 제조했다. 700만 번째 생산된 제품은 스포티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탑재되는 1.6리터 T-GDi 가솔린 엔진이다.
기아는 지난 2006년 질리나 공장을 완공하며 자동차와 엔진 생산을 동시에 개시했다. 이후 급증하는 가솔린 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솔린 엔진만 생산하는 제2 공장을 짓고 2011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2020년 7000만 유로(약 1000억원)를 쏟아 2공장 증설을 단행했다. 1.6 GDI 엔진과 1.6 T-GDI 엔진 등 2세대 신형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기 위한 현대화 작업 일환이다. <본보 2020년 6월 12일 참고 [단독] 기아차, 1000억 투자 슬로바키아 엔진공장 증설…184명 전세기로 급파>
질리나 공장은 기아의 유럽 전진기지다. 총 3700여 명의 직원 중 약 700명이 엔진 생산에 투입된다. 1.5리터·1.6리터 가솔린 엔진부터 1.6리터 디젤 엔진까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만든다. 생산 비중은 올해 기준 가솔린 엔진이 87%로 압도적이다. 지난 10월까지 연간 누적 엔진 생산량은 19만 개다. 기아 전체 엔진 생산량의 44%를 차지한다. 질리나 공장에서 제조된 엔진은 현대자동차의 체코·터키공장에도 공급된다.
기아는 질리나 공장 신규 증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액은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1억7901만 유로(약 2500억원)가 예상된다. 오는 2025년 유럽 시장용 전기차 생산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슬로바키아 경제부는 기아에 299만 유로(약 426억원) 규모 소득세 감면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본보 2023년 12월 1일 참고 [단독] 기아, '2500억원 투자' 슬로바키아 공장 증설…현지 정부 425억원 파격 지원>
유라이 카야넥(Juraj Kajánek) 기아 슬로바키아법인 엔진 생산 책임자는 "엔진 제조에는 미크론(100만 분의 1) 단위의 정밀도로 엔진 부품을 매우 정밀하게 처리하는 가장 현대적인 기술과 공작 기계를 사용해 오류를 최소화한다"며 "인공지능(AI)을 갖춘 자동 시스템이 부품 검사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작업자의 전문 지식과 경험과 결합돼 제조된 동력 장치의 높은 수준의 품질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