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개발한 차세대 D램 'GDDR7' 출시를 서두른다. 향상된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춘 제품인만큼 그래픽 D램 시장 기술 리더십을 강화, 메모리 반도체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GDDR7 D램을 양산·출시한다. 주요 고객사인 AMD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장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출시에 앞서 내달 18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전기전자공학자협회 고체회로학회(IEEE ISSCC)'에서 GDDR7 D램을 주제로 발표한다. GDDR7 D램의 압도적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한 핵심 기술 'PAM3 신호 방식'에 대해 다룬다. PAM3 신호 방식은 기존 NRZ 방식보다 동일 신호 주기에 1.5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작년 공개한 GDDR7 D램과 비교해 속도를 소폭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ISSCC에서 16GB 37Gbps(기가비피에스) GDDR7 D램을 활용해 PAM3 신호 방식에 대한 기술을 설명한다. 작년 대외적으로 발표한 GDDR7 D램 제품은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32Gbps의 속도를 냈다. 당시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 데 이어 한 단계 더 진화한 셈이다.
GDDR7 D램은 32Gbps GDDR7 D램 기준, GDDR6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1.4배, 전력 효율은 20% 개선했다. 열저항도 약 70% 감소해 고속 동작에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제공한다.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32Gbps GDDR7 D램을 그래픽 카드에 탑재하면 최대 초당 1.5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최대 1.1TB를 제공하는 GDDR6 대비 1.4배 향상된 성능이다. UHD 영화 5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에서 반도체 로드맵을 발표하며 GDDR7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듬해 공식적으로 32Gbps GDDR7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확한 출시일은 알리지 않았었다. 오는 2025년을 상용화 예상 시점으로 잡았으나 계획을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