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우크라이나가 현대건설에 드니프로 강 대형댐 재건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현대건설이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이어 댐 재건 사업까지 참여할지 관심이 높아진다.
페트로 코틴 에네르고아톰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김형태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만나 원전 개발과 주요 인프라 사업 등에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코틴 최고경영자는 “카미안카-드니프로브스카에서 에너호다르 인근 니코폴까지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댐 교량 건설에 한국 기업인 현대건설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형태 대사는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며 “발전 부문에 중점을 둔 인도적 지원과 복구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코틴 최고경영자가 언급한 드니프로강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6월엔 강 가장 하류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며 홍수 등 민간인 재난이 우려돼 재건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카호우카 댐은 소련 시절인 지난 1956년 높이 30m, 길이 3.2㎞ 규모로 건설됐다. 드니프로강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의 일부로 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공급해왔다. 또한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현재 러시아 관할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도 물을 댔다.
현대건설이 드니프로강 댐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우크라이나 인프라 시장 내 존재감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원전 분야의 경우 에네르고아톰과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며 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에네르고아톰과 ‘원전 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대형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추진에 대한 지원과 신규 원전 개발을 위한 재원 확보, 원전 연구개발 관련 기술·경험 교류 등 원자력 분야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후 양측은 지난 2월 에네르고아톰 키이우 본사에서 박형환 현대건설 지사장과 코틴 최고경영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