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도서 ‘테슬라 초격차’ 전략 승부수…전기차 주도권 확보

장기 대규모 투자 이어 배터리 공급망까지 확보
위기 감지한 테슬라 뒤늦게 현지 공장 부지 물색

 

[더구루=윤진웅 기자] 14억 인구를 토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자동차와 테슬라의 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가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토대로 현지 생산 토대를 마련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뒤늦게 현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현대차가 테슬라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테슬라 역시 인도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양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현대차, 인도 배터리 저문 기업 엑시드 에너지와 MOU 체결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2일 인도 배터리 전문 기업 엑시드 에너지 솔루션(Exide Energy)과 인도 전용 EV 차량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인도에서 75년 이상 배터리 사업을 영위한 현지 납산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배터리 전문 기업 엑사이드 자회사이다.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설립됐다.

 

이번 협약은 인도 전용 EV 출시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현대차·기아 전용 배터리셀의 개발 및 생산 △EV 및 하이브리드차(HEV) 등 전동화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 확대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 협력 등이 담겼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이 같은 협약 내용에 따라 양산 예정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개발, 생산해 현대차∙기아 인도 생산거점에 공급한다. 엑사이드 에너지의 배터리셀은 향후 출시될 인도시장 전용 EV에 탑재될 예정으로, 이 모델은 현지 생산 베터리가 탑재되는 최초의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 처음 생산되는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확보를 위해 개발에서 양산까지 전 단계에 대해 엑사이드 에너지와 협력한다. 또한 EV에서 HEV까지 전동화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을 확대함에 따라 인도 정부의 전동화 정책에 대한 공동대응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현대차·기아와 엑시드 에너지의 협력이 인도 현지 배터리 제조산업 등 전기차 시장 발전 가속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현지 전기차 시장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 현지화를 토대로 전기차 생산 원가 절감과 제품 시장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약에 앞서 현대차·기아는 이미 EV 현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현지 EV 생산 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2023년부터 10년 동안 약 2000억 루피(약 3조25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2028년까지 6개의 EV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충전소를 대거 확보한다. 기아의 경우 2025년부터 소형 EV를 생산한다. 목적기반차(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 테슬라 인도 전기차 공장 부지 물색…현대차 의식(?)

 

현대차·기아가 인도 대규모 투자에 이어 배터리 공급망까지 확보한 가운데 테슬라는 뒤늦게 전기차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나섰다. 20억~30억 달러 규모 전기차 공장 설립을 위해 이달 중 인도에 부지 물색팀을 보낼 예정이다. 인도 정부가 지난달 향후 3년 내에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는 업체에 대해 수입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약속한 뒤 나온 계획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현대차·기아를 견제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견해도 많다. 지난 1분기(1~3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을 모두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등 테슬라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공장부지 물색팀은 인도 서부의 마하라슈트라주와 구자라트주, 남부의 타밀나두주 등 기존 자동차 공장들이 있는 지역에서 후보지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항구가 있어 자동차 수출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의 하리아나주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테슬라는 인도 공장을 통해 소형 저가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 동남부 지역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대차·기아와 마찬가지로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2022년 내수 시장에서 425만대를 판매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로 등극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가 자동차 판매를 견인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 보급률은 2%대로 낮은 상태이지만, 인도 정부가 전동화 전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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