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세아그룹이 미국 특수합금 생산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템플에 들어설 전망이다. 여러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이긴 하지만 이미 템플 시의회에서 인센티브 승인까지 받아냈다. 현지 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공세에 미국 항공우주 산업의 본거지인 '텍사스'가 유력 투자처로 부상했다.
25일 미국 템플 시의회와 오스틴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템플 시의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시당국과 프로젝트 아스트로(Project Astro)의 챕터 380 계약을 승인했다. 챕터 380은 텍사스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와 LS엠트론, 동진쎄미켐 등 텍사스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챕터 380의 혜택을 받았었다.
이번에 보조금을 받게 된 프로젝트 아스트로는 세아의 미국 특수강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와 관련이 있다. 세아베스틸지주와 100%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달 16일 이사회에서 213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안건을 의결했다. 2026년 준공해 연간 6000톤(t)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세아는 투자를 확정한 후 여러 부지를 살피고 있다. 텍사스주 템플시 소재 템플 북부 산업단지도 후보군 중 하나다. 텍사스는 미국 항공우주 산업이 꽃피우는 곳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부터 블루오리진,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까지 쟁쟁한 민간 우주기업들의 실험장과 생산시설이 집결했다. 세아가 이곳에 둥지를 트게 되면 로켓과 위성 제작에 필요한 특수합금을 납품, 미국 항공우주용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템플시는 선제적으로 인센티브를 승인하며 지원에 적극적이다. 템플시는 △1단계로 최소 1억10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투자해 최소 100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며 △계약 발효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프로젝트를 시작해 36개월 이내에 완료한다는 두 조건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10년 동안 재산세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 처음 5년 동안 100%를, 이후 매년 10%씩 줄어 비율이 50%까지 축소된다. 가스 파이프라인 확장을 비롯해 인프라 설계·건설 비용에 대해 최대 450만 달러(약 62억원)도 상환해준다.
세아는 템플시를 비롯해 주요 후보지를 평가해 최종 투자처를 결정하고 미국 공략에 나선다. 특수합금은 니켈, 타이타늄, 코발트 등 합금과 철이 배합된 소재다. 급격한 온도 변화와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일정한 기계적 성질을 유지한다. 전투기와 로켓의 외부 소재로 쓰이며 고부가 제품으로 불린다. 세아창원특수강은 현재 매출의 약 4%가 특수합금에서 거두고 있다.
향후 미국 공장이 가동되면 세아의 판매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은 보잉, 록히드마틴, GE, 프랫 앤드 휘트니(P&W) 등 글로벌 방산·항공·우주 업체가 모여있다. 2021년 기준 세계 특수합금 시장의 40.0%(연 18만t)를 차지하며 최대 시장으로 꼽혔다.